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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오도어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커리어 새 장을 시작한다.
뉴욕 양키스는 4월 7일(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트레이드로 내야수 루그너드 오도어를 영입했다. 두 명의 마이너리거 조시 스토워스, 안토니오 카벨로를 내주고 오도어의 잔여 연봉을 거의 전액에 가깝게 보조받았다. 오도어는 아직 2년 2,700만 달러의 계약이 남아있다.
텍사스는 최근 매년 성적이 하락한 오도어를 올시즌 개막과 함께 과감히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2014년 텍사스에서 데뷔해 텍사스를 상징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한 오도어였지만 계속된 기량 하락에 텍사스도 결단을 내렸다. 텍사스는 오도어보다 한 살 어린 드래프트 2라운더 출신 닉 솔락에게 주전 2루수를 맡겼다.
사실 오도어는 명성에 비해 성적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화려한 배트플립을 선보이며 텍사스와 앙숙이 된 호세 바티스타에게 주먹을 휘둘러 대단한 명성을 얻었지만 커리어 동안 보인 생산성은 냉정히 메이저리그 TOP 50 출신 유망주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국제 아마추어 FA 계약으로 텍사스에 입단한 오도어는 2014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로부터 전체 42순위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데뷔해 114경기에서 .259/.297/.402, 9홈런 48타점 4도루를 기록한 오도어는 2015년 120경기에서 .261/.316/.465, 16홈런 61타점 6도루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150경기에 출전해 .271/.296/.502, 33홈런 88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오도어의 성장은 여기까지였다.
오도어는 3년차 시즌이던 2016년 이후 단 한 번도 평균(100) 이상의 wRC+(조정 득점생산성)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7시즌에는 162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204/.252/.397, 30홈런 75타점 15도루를 기록하며 wRC+ 56, fWAR -1.4라는 믿기 어려운 수치를 쓰기도 했다. 통산 세 차례나 30홈런을 기록했지만 한 번도 0.800 이상의 OPS를 기록하지 못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은 있었지만 정교함과 선구안이 매우 부족했고 삼진도 많았다. 오도어가 빅리그에서 7시즌 동안 기록한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7.1. 이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89명의 야수 중 8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통산 wRC+ 86은 89명 중 86위다. 그나마 수비 쪽의 활약이 공격 측면보다 나았다(단, 오도어의 통산 DRS -23은 해당기간 2,000이닝 이상을 수비한 2루수 34명 중 30위다).
오도어가 성장의 정점을 찍은 2016시즌 종료 후 맺은 6년 4,950만 달러 연장계약은 텍사스 입장에서 뼈아픈 '악성 계약'이 됐다. 결국 텍사스는 계약기간 2년을 남겨두고 잔여계약을 모두 떠안는 형태로 오도어를 유망주와 맞바꿨다.
양키스도 오도어를 주전급 선수로 보고 영입한 것은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질릴 정도의 많은 부상과 마주한 양키스인 만큼 선수층을 보강하는 의미가 더 큰 트레이드다. 이미 루크 보이트, 미겔 안두하 등이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한 상황. 오도어는 DJ 르메이휴, 글레이버 토레스, 지오바니 어셀라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물론 양키스도 기대하는 것은 있다. 장타력을 가진 좌타자인 오도어와 좌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인 양키스타디움의 시너지 효과다. 양키스타디움은 우측(314ft)-우중간(385ft) 펜스가 좌측(318ft)-좌중간(399ft)보다 짧은 구장. 외야 우측은 좌측보다 펜스 높이도 낮다.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 괴력을 가진 우타자들을 보유하고 있기에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좌타자에게 유리한 곳이다.
오도어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성향의 타자. 필드 반대편으로 타구를 보내는 확률이 통산 20% 미만이다. 컨택 능력이 문제지만 일단 제대로 맞힌 타구는 질이 좋게 날아가는 타자다. 배럴타구 확률, 타구속도, 발사각도 모두 메이저리그 평균을 상당히 웃도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애런 분 감독은 "오도어는 양키스타디움 좌타석에서 강렬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의 환경과 문화가 그가 무언가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한 만큼 아직 27세로 젊지만 오도어 입장에서도 반등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단순히 성장이 정체된 것이 아니라 기량이 하락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서는 향후 커리어를 장담할 수 없다. 야시엘 푸이그, 에디슨 러셀 등 특급 유망주였지만 많지 않은 나이에 빅리그에서 외면을 당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오도어도 지금 흐름이 이어진다면 그 뒤를 따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깔끔한 외모를 강조하는 양키스에 입단한 오도어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수염을 면도해야 한다. 성적 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부분. 오도어 입장에서도 새 팀에서 새롭게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과연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 오도어가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루그너드 오도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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